유일한을 기억하다


우리에겐 아픈 역사인 조선 말기부터 근대사까지 어쩌면 우리 할아버지나, 증조 할아버지 뻘의 시대 모습을 담고 있는 사람 중에
좋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가 유일한 박사이다.

보통은 유한양행 창업자로만 알려져 있고, 기업가 정신을 지켜온 자로 인식되어있지만,
유일한 박사의 삶은 그 자체가 한국의 시대상이 잘 투영되어 있는 창이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겠다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온 동시에,
후대에게까지 영향을 주면서, 본인 말년의 삶 또한 만인의 호감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여유있게 살아온 사람이다.

`사회를 위한 가치를 내 걸고 살면 고생한다.`
`타협하면서 사는 것이 편하게 사는 것이다.`
라는 공공의 생각을 비웃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타협하면서 더 편하게 살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게 그리고 여유있게 사는 모습을
우리는 좀처럼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한 점에서 유일한 박사의 삶은 소상히 기록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다시 만난 유일한 박사와 관련된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반가웠다.

하지만, `유일한 평전`을 읽은 사람에게 이 책, `유일한을 기억하다`는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
물론 유일한 박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에게는 이 책의 서론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끌 수 있겠으나,
평전을 읽은 독자에게는 평전에 대한 매우 짦은 요약에 불구하고,
뒤에 이어져 나오는 회고들은 너무 그 시대 인물로만 채워져있다.
물론 유일한 박사를 근처에서 본 사람들의 회고이다보니 그럴 수 있겠으나,
그러한 책이 이제 발간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유일한 박사의 사상을 이어받은 학교와 사람들이 현재도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세대를 거쳐서 어떻게 전수되고 있는지 부분이 빠져 있다는 점은 특히 아쉽다.

조금 더 내용이 풍성해진 뒤에 출간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그리고 절판된 평전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나도 한권 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