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포스 키보드

키보드는 정말 중요한 컴퓨터 관련 소모품 중에 하나이다.
예전에는 위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는데, 대학원생이 되면서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중학생 때는 컴퓨터를 맞출 때, 무조건 성능이었다. cpu가 빨라야하고, 메모리는 많아야 하고,
하드는 둘다.. ㅎㅎ 
그러다보니 정작 인간과 접점에 있는 장치들에는 투자를 상대적으로 덜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래픽카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이다.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투자를 하기 시작했지만,
키보드와 마우스에 투자하게 된 것은 가장 최근인 대학원 때 였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와 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투자 필요성을 절감했던 부분이 바로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니었나 한다.

그 중에서 오늘은 키보드 이야기를 해보자.

대학원 시절만 해도 가난하기도 했거니와,  이런 곳에 투자하지 않으시는 지도교수님 밑에 있다보니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투자하기는 쉽지 않았다. (교수님 본인도 그냥 아무 키보드나 사용하셨으니 할말은 없지만;; )
하지만 언젠가 손가락이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타이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안되겠다는 절박함으로 바꾼 것이 멤브레인에서 -> 펜타그래프
뭔가 더 가벼워졌다는 것만으로도 신세계에 빠진 느낌으로 신나게 사용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그것도 얼마 되지 않아서, 다시 기계식 키보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결국 회사에 와서까지 저가지만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지금은 리얼포스까지 오게 되었는데, 기계식도 아닌 것이 
왜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쓰나 싶었는데, 
3달 사용해보니 조금 알 것 같다.

분명히 (축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쓰던 적축에 비해서 무겁긴 하지만, 
탕탕 튀는 느낌을 손가락에서 받는다.
이 부분이 어쩌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나는 장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르다라고 느낄 뿐,

대신 키보드 소음이 조금 줄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키보드 소음은 분명히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다.
기계식 청축을 쓸 때는, 타이핑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큰 소음이 발생했었으니 말이다.

가격과 비교를 하면,
이게 참 기준의 차이긴한데,
기존에 번들 키보드를 사용하던 사람에게 20-30만원의 돈을 키보드에 투자하라고 하면 안한다.
특히, 사용시간이 많지 않다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아예 노트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으니 더 그러겠지만..

하지만 사용시간이 많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필요한 투자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떤 종족은 비싼 청바지를 사거나 가방을 살 때, 1년에 몇번 사용하고 그런 것으로 나눠서 비용을 정당화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에 그대로 적용하면 키보드는 정말정말 자주, 오래 사용하는 제품이다.
일주일에 5번 사용하고 5시간 사용하고 3년만 쓴다고 가정해도 1300 시간 이상을 사용하게 된다. 
이 정도면 충분히 거금을 투자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시간동안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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